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경도를 기다리며, 왜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까
경도를 기다리며 는 처음부터 친절한 드라마가 아니다.
사건도 크지 않고, 대사도 많지 않으며, 1회를 다 보고 나서도 “그래서 뭐가 시작된 거지?”라는 질문이 남는다.
하지만 이 드라마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, 말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.


이 드라마의 핵심은 ‘사건’이 아니라 ‘상태’다
대부분의 드라마는 사건이 먼저 일어나고 인물이 반응한다.
하지만 경도를 기다리며는 이미 끝나버린 감정, 이미 지나간 선택 이후의 정지된 상태에서 시작한다.
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것은 “무슨 일이 일어났는가”가 아니라 “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가”다.
‘기다림’은 희망이 아니라 정지다
제목만 보면 ‘기다림’은 설렘처럼 느껴질 수 있다.
하지만 드라마 속 기다림은 무언가를 기대하는 시간이 아니다.
그것은 선택하지 못한 사람에게 주어진 가장 안전한 변명이다.
경도를 기다린다는 말은 사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가깝다.


주인공은 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까
주인공은 상처받아서 멈춰 있는 것이 아니다.
오히려 이미 너무 많은 감정을 겪었기 때문에 다시 움직이는 것이 더 두려운 상태다.
그래서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크게 울지도, 소리치지도 않는다.
그 대신 말을 아끼고, 시선을 피하고, 시간을 흘려보낸다.
이 침묵이야말로 경도를 기다리며가 선택한 가장 강한 표현 방식이다.
느린 연출은 의도가 아니라 선언이다
이 드라마가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는 연출이 부족해서가 아니다.
빠르게 전개해버리면 이야기 자체가 무너진다.
경도를 기다리며는 시청자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.
“당신이라면, 이 시간을 견딜 수 있겠는가.”
그래서 컷은 길고, 장면은 반복되며, 감정은 바로 설명되지 않는다.


이 드라마를 끝까지 보게 되는 사람들
경도를 기다리며는 모든 사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다.
하지만
✔ 관계가 끝난 뒤의 공백을 아는 사람
✔ 쉽게 다음을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
✔ 설명되지 않는 감정에 익숙한 사람
에게는 이 드라마가 유난히 오래 남는다.
경도를 기다린다는 말의 진짜 의미
이 드라마에서 경도는 사람일 수도 있고, 과거일 수도 있으며, 아직 오지 않은 선택일 수도 있다.
중요한 것은 경도가 실제로 오느냐가 아니다.
중요한 것은 기다림이 끝나는 순간, 이 인물들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다.
정리
경도를 기다리며는 빠르게 소비되는 드라마가 아니다.
이 작품은 시청자에게 묻는다.
“당신도 혹시,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지는 않은가.”
그래서 이 드라마는 보다 보면 이해되는 작품이 아니라, 이해되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드라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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